어젯밤 병원 야근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왔어요. 진짜 너무 피곤했는데 핸드폰 켜고 보다가 완전 멍해졌어요. 새벽 1시 15분쯤 졸린 채로 대충 보는데 숨이 멈춘 느낌
사진이 엄청 많은 건 아니에요. 근데 보니까 뭔가 배열이 좀 이상했어요. 남친이랑 다른 사람의 투샷 같은데 애정 넘치는 사진은 아니고, 우리가 평소에 안 보던 각도? 마치 야근 끝나고 장난삼아 찍은 느낌의 넓은 구도 사진이랑 가방 모서리에 걸려있는 분홍 열쇠고리 같은 게 보이고 캡션은 웃긴 톤인데 그 사진들에 같은 사람을 계속 좋아요 누른 흔적이 너무 많음 진짜 많음 당황스러움
남친이 이전엔 이런 식으로 한 적이 전혀 없었거든요. 저는 23살이고 콘깬에서 간호사로 일해요. 사귄 지 거의 1년 됐고요.
자정이라 장난 섞어 톡 보냈어요. 안 했어야 했는데 신경 쓰여서... “이 사람 누구야”라고 묻자 남친은 “옛 친구”라고 짧게 답하고 채팅 끊어버림. 완전 조용히 끝.
다음 날 아침, 최대한 생각 안 하려 했는데 집에서 걔 핸드폰이 테이블에 있길래 (정말 잘못한 거 알지만 이미 해버림) 살짝 열어봤어요. 주로 쓰는 앱이 아니었는데 사적인 짧은 메시지들이 있더라구요. “보고 싶다” “언제 만나?” 이런 식에 약간 애정스러운 스티커도 붙어있고. 막 칼로 가슴 찔리는 느낌이었어요. 화도 나고 놀랍고 근데 완전 혼란스러움
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. 직접 물어보니까 걘 대학교 때 친한 친구라 장난치는 사이래요. 그리고 저보고 걱정이 많다고 하더라고요. 저는 집착 심한 편은 아닌데 이 신호들 못 볼 정도로 어리석진 않잖아요? 아니면 그냥 그 설명을 받아줘야 하나요.
마음속에 뒤엉킨 감정들이 전혀 경험해본 적 없는 느낌이에요. 가끔 나 좀 질투해? 싶긴 한데 원래 이렇게 캐묻는 스타일 아니에요. 밤새 메시지들 뒤적거리느라 잠도 못 자고 대충 3시간 정도... 되게 외로웠어요 T_T
그리고 또 소소한 거 하나가 더 있어요. 요즘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잦아졌어요. 클리닉 근무가 늘었다고 하고, 어떤 날은 친구들이랑 러닝 간다더니 옷에서 낯선 향수 냄새가 나요. 대학가 근처 카페 같은 냄새인데 제가 가본 적 없는 곳이더라고요. 진짜 혼란스러움
관계 망가뜨릴까봐도 무섭고, 오해하면 창피할까봐도 겁나요. 근데 놔두면 더 상처받을까봐 걱정되고요. 통제하려 하거나 지나치게 질투하고 싶진 않은데 불확실함이 너무 괴로워요. 평소엔 병원 근처에서 같이 밥도 자주 먹고 그러는데, 채팅 보면 또... 모르겠어요.
정리도 안 되고 길게 써서 미안해요. 글쓴이 약해요 친구들, 어떻게 생각해요? 직설적으로 맞닥뜨려서 핸드폰 바로 보여달라고 할까요, 아니면 천천히 대화로 풀어가야 할까요? 어떡해야 하죠? p.s. 간호사분들이나 이런 상황 겪어본 분들 있으면 공유 좀 해주세요 ㅋㅌ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