결혼 전에 남편이랑 아이 얘기 진지하게 했어요. 저는 아이 안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어요. 이유는 친정 엄마가 임신 때 합병증 있으셨던 것 + 저희 집안에 임신이 어려운 분들이 많은 것 + 지금 일을 좋아하는 것 + 세상이 이런 상황인데 아이 더 데려와서 짐 늘리고 싶지 않은 거예요.

남편이 이해해 줬어요. "괜찮아, 둘이서도 좋아.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는 것도 좋고" 그랬어요.

결혼한 지 3년 됐어요.

첫해는 아무도 안 물었어요.
둘째 해는 시댁 식구들이 "애 언제 가질 거야" 묻기 시작하셨어요. 저는 직접적으로 "안 가질 거예요" 했더니 다 웃어요. 농담인 줄 아시고요.
셋째 해, 지금이에요. 시댁에 식사하러 갈 때마다 이 질문이에요. 비꼬는 말. 의사 추천. 임신 영양제 이름.

지난주에 시어머니가 모두 앞에서 제 손을 잡으시고 "엄마가 부탁할게, 엄마한테 손주 한 명만 낳아 줘, 부탁이야" 하시는 거예요.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.

저는 굳었어요. 웃을 수도 없었고. 남편이 도와서 말 안 해 줬어요.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.

남편한테도 화나요. 결혼 전에 같이 정한 거잖아요. 두 사람 결정이었잖아요. 왜 지금 저 혼자 이걸 마주해야 해요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