밤 11시 10분쯤 설거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멍해졌어요. 완전 충격. 조용히.

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어제 밤에 같이 쓰는 공동계좌 앱을 슬쩍 봤더니 여러 번 출금 내역이 보인 거예요. 동네 배달 음식 시킨 거 몇 번에, 신선식품 배달비도 하루에 여러 번… 읽다가 머리가 띵하고 눈이 빙글빙글… 어? 이게 뭐야? 내 통장 잔고도 우리가 결혼 전에 합의해서 공동계좌로 이체해놔서 줄어들었는데, 내역을 보니 내가 약속을 못 이해한 건가, 우리가 합의가 불분명했던 건가 싶고. 금액 자체보다 기분이 더 이상했어요.

저 회계직원이고 31살 치앙마이 사는 사람이라 숫자감은 있는 편인데도 계속 신경 쓰이더라고요. 15분쯤 똑같은 내역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어요. 손에는 스테인리스 수저랑 꽃무늬 커피잔 들고 있다가 수저 내려놨음. 그냥 왜 이렇게 자주 쓰는지 직설적으로 물어보고 싶은데, 그러면 그녀가 감시당한다고 느낄까봐 겁나고.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이런 작은 일들이 쌓여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질 줄은 몰랐어요.

가끔은 내가 속좁거나 쓸데없이 걱정하는 건가 싶고, 어떤 날은 그녀가 엄청 다정하고 밥 잘 해주고 집안일도 나눠서 하는데, 어떤 건 전혀 몰랐던 습관이라 작지만 쌓이면 신경 쓰이고, 잠깐은 조용해졌다가 또 확 화가 나고, 이게 뭔지.

진지하게 묻고 싶은데 지금 바로 이 일을 꺼내서 같이 계좌 열어보고 규칙 확실히 세우고 말해야 할까, 아니면 마음 진정시키고 2~3일 놔뒀다가 얘기하는 게 나을까. 헷갈리지?

조언 좀 부탁드려요 T_T 그냥 잠들기 전에 좀 털어놓고 싶었어요 진짜 너무 답답 ㅋㅋㅋㅋㅋ