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게 진짜... 완전 멘붕이에요.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음. 평범하게 있다가 갑자기 이런 거 발견하니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고요. 새벽 4시 좀 넘었을 때였어요. 화장실 가려고 깼는데 손에 종이컵 커피 들고 있던 상태였거든요. 근데 핸드폰 화면이 번쩍해서 무심코 봤더니 메인 통장에 없는 출금내역이 보이는 거예요. 아내가 따로 모아놓는 통장이 하나 더 있었고 거기 계속 입금하고 쓰고 있었네요, 저한테는 말도 안 하고.
숨이 막혀서 10초는 멈춰있었던 것 같아요. 머리가 하얘지면서 영화 한 장면처럼 시간 흐르는 게 끊겨버리고. 저는 38살이고 푸켓 공장 다니는 사람이라 매일 더럽고 힘들고, 집에 오면 밥 먹고 바로 자고 싶을 만큼 평범한 생활 원해요. 근데 어제 그거 하나로 제 사생활 전체가 무너졌어요.
아내(결혼한 지 3년 됨)는 성실한 사람이고 가끔 수도·전기비도 도와주고 요리도 잘해요. 근데 돈 쓰는 건... 진짜 정리가 전혀 안 돼요. 이해가 안 갈 정도로. 진짜요. 진짜 이상함.
결혼할 때 우리도 조금씩 모아둔 게 있어서 같이 하는 줄 알았는데, 거의 3년 가까이 지나면서 이상한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. 택배 영수증, 옷, 화장품—아내 이름으로 자주 샀더라고요. 한 달에 한 번꼴로. 어떤 달엔 친구한테 2-3천 바트 이체하고, 그 달엔 우리도 수도·전기비 내기도 빠듯했는데요. 정말 숨이 막혀서 무슨 기분인지 설명이 안 돼요.
원래 몰래 들여다보면 안 되는 거 알죠. 근데 내가 이미 본 거고 그게 또 이렇게 선명하니까.
나름 용서하려고 '그게 그의 돈일 수도 있다'고 계속 자기 최면 걸어봤어요. 근데 양과 비밀로만 한 게 배신당한 느낌이에요. 이 통장에 대해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어요. 목적이 있다거나 비상금이라고 말한 적도 없고, 그냥 넣었다가 쓰고,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했어요.
처음 알게 된 날 밤에는 잠도 못 잤어요.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, 같은 말들이 맴돌고. 만약 그때 말해줬으면 진짜 화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, 차 타고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. 근데 그게 문제 해결은 아니란 걸 알기에 울컥울컥 어른스럽게 속으로 울었어요 ㅋㅋㅋ T_T
다음 날 출근해서는 늘 하던 대로 마스크 끼고 일했는데 하루 종일 그 통장 생각만 났어요. 믿는 노동자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라고, 집에 쳐들어가거나 또 폰을 뒤지지 말라고 하더군요. 우리가 상대의 인생을 통제하는 사람이 되는 건 원치 않다면서.
저녁에 집에 오니 집이 너무 조용했어요. 갑자기 기분이 확 바뀌어서 아내도 당황하더라고요. 뭐냐고 묻길래 짧게 대답했는데 화가 나서 계속 짜증을 부림. 사실 길게 말하면 터질 것 같았거든요. 그때 아내는 어안이 벙벙해하면서 자기 돈이라고, 개인 지출이라고 막 변명하더라고요. 자기만의 뭔가가 필요했다고.
그 말 들으니 이해는 가긴 해요. 근데 ‘자기만의 것’이면 왜 말을 안 해주냐는 거죠? 이건 단순한 성향 문제인가, 아니면 저를 신뢰하지 않는 증거인가?
아내는 거짓말 한 건 아니라고 하고, 작은 일로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말 안 한 거라고 하더군요. 결혼 초반에 내가 대부분 비용을 냈던 거 생각하면 미안해서 그냥 모으기로 했고, 나중에 내가 화낼까 봐 어머니한테도 몰래 보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해요. 들으면 들을수록 역설적임.
우리는 새벽 1시까지 길게 얘기했어요. 둘 다 지쳤고 말도 뒤죽박죽, 사과도 하고 변명도 하고. 내 스스로에게 이걸 감당할 수 있나, 재정적 비밀이 신뢰 문제인가, 내가 그저 상대를 잘 몰라서 놀라는 건가, 혹은 내가 지나치게 의심 많은 건가 자꾸 물어보게 됐어요.
이제 재정 규칙을 새로 정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. 통장을 명확히 나눌까, 큰 지출은 매번 상의할까, 아니면 진짜 사생활 공간으로 인정하되 일정 금액 이상이면 공유하라고 할까, 아니면 상담사 도움을 받을까. 법이나 재정 관련 지식은 전혀 없어서 무슨 선택이 최선인지 모르겠네요.
정리도 안 되고 글도 뒤죽박죽이라 죄송한데, 이런 경험 있으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.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. 용서하고 새로 시작해야 할까요, 아니면 분명한 규칙을 세워서 통합계좌/개인지출을 어떻게 할지 합의를 봐야 할까요, 아니면 시간을 줘서 천천히 조정해 나가야 할까요. 중요한 걸 숨긴 기분인데 가족을 이 이유로 무너뜨리고 싶지는 않아요.
P.S. 실제로 이런 경험 있으신 분들 있으면 공유해 주세요. 진짜 감사하겠습니다 ㅠㅠ
결혼한 지 3년 됐는데 아내가 또 다른 비밀 통장이 있는 걸 방금 알았어요, 다 망가질까 무서워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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