며칠 전 오후 3시 반쯤이었는데, 반 정리하고 있는데 또 일이 생겼어요. 솔직히 말하면 큰 일로 다 깨지는 건 아닌데, 대략 2년 정도 쌓여온 거라 진짜 답답하고 속이 터질 것 같아요—그리고 한 번 터지면 한꺼번에 쏟아지는 느낌이에요.

방과 후에 와서 도와주는 보충수업 선생님이 수업 계획을 아무 말 없이 바꿔요. 묻지도 않고, 얘기하지도 않고 그냥 바꿔서 교실 앞에서 아이들이 집중 못한다고 지적하곤 해요. 저는 활동 다 준비해놓고, 아이들끼리 하라고 구멍 뚫어놓은 공책 소책자도 준비해뒀는데도 “느리다”, “시간 안 된다” 이러면서 자기 방식대로 강요해요. 우리 반은 초등학생이고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도 있어서 그 방식이 맞지 않는데요.

저는 조용히 참으려 했어요, 그게 제 스타일이긴 한데 한계가 있잖아요. 전에 그분이 아이들한테 놀리는 톤으로 농담을 했을 때 제가 살짝 주의를 줬더니 되려 제가 예민하다고, 교실 구속한다고 보는 눈치더라고요. 저만 괜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가, 제가 맥락을 잘 모르는 걸까 싶기도 하고요. 작은 시골 학교의 사정도 모르고 그러는 것 같아요.

가끔은 아침에 와서 문제지나 활동지를 새로 더 주고는 아이들한테 바로 하라고 지시해요. 읽는 속도가 느린 애들은 금방 포기하는데 저는 “문제가 너무 길어서 아이들이 못 끝내요”라고 말했더니 그분은 단호하게 “선생님이 수업을 맞춰줘야지”라며 예의나 부드러움 없이 말하더라고요. 제 능력을 트집 잡히는 느낌이었어요. 전 개인별로 기록도 해두고 학부모님께도 알리고 있었는데도요.

일 끝내고 결과물은 나와도, 아이들에게 무리한 압박을 주는 건 저는 못하겠어요. 저는 아이들을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며 가르쳐야 한다고 믿거든요. 교사로 거의 10년 일했는데, 보충수업은 1~2년 하던 사람이 하는 말 한마디에 제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. 제 장점도 분명 있는데.

업무 분담도 엉망이에요. 어떤 선생님은 하기 싫은 업무는 절대 안 하고 계속 제게 떠넘기고, 회의록 정리, 주요 행사 준비, 학부모 상담 같은 세심한 연락까지 다 제가 떠맡아요. 제 수업 시간은 이미 꽉 찼는데도 할 수 있냐는 압박이 계속 있어요. 저도 해왔지만 지치면 아무도 그 노력을 알아주지 않아요 ㅋㅋㅋ

집에 돌아와서 한 달에 3-4번은 울곤 해요. 처음엔 잠깐인 줄 알았는데 벌써 반년 가까이 계속되니 저도 점점 심하게 고민하게 되네요. 나이 들면서인지 인내심이 줄었는지 모르겠어요. 가끔 집에 가면 파란 지우개가 테이블에 놓여있고 ‘‘정말 여기 계속 있고 싶나’’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. 그래도 쉬는 시간에 어떤 아이가 와서 달려와 안기면서 “선생님 오늘 예쁘다”라고 순수하게 말하면 매번 마음이 약해져요 T_T

남자 동료 중 몇 명은 “일이 별로 없으니 나눠서 하면 되지” 같은 말을 하는데, 누가 얼마나 떠맡는지 실제로 묻는 사람은 없더라고요. 그래서 외로움이 더 커요. 업무 분담 시스템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해도 항상 “천천히 해”라는 답만 돌아와요. 왜 항상 천천히 해야 하죠?

지금 저는 두 가지를 생각 중이에요 — 하나는 수업 계획이 바뀐 것들, 부적절한 발언, 불공평한 업무표 같은 작은 증거들을 모아서 교육부서장님과 공식적으로 상담하러 가는 것. 둘째는 그래도 개선이 없으면 스트레스 계속 겪으면서 살기 싫어서 새 직장을 알아보는 것. 다만 사람들이 ‘‘사소한 걸 크게 만든다’’거나 ‘‘예민하다’’고 볼까봐 걱정돼요. 흠...제가 너무 고민하는 걸까요.

동료 교사분들이나 이런 경험 있는 분들, 대처 방법 좀 알려주세요. 먼저 당사자끼리 이야기해보는 게 나을까요, 아니면 증거 모아서 바로 상사에게 가는 게 좋을까요. 대면하는 게 두려우면서도 더는 못 참겠어요.

P.S. 말이 길었죠? 그냥 좀 털어놓고 싶었어요. 아직 가르치는 일은 사랑하는데, 진짜 너무 힘들어요 ㅠㅠ